양귀자_모순 사랑하지 않고 스쳐 갈 수도 있었는데, 사랑일지 모른다고 걸음을 멈춰 준 그 사람이 정녕 고맙다고, 사랑이란 그러므로 붉은 신호등이다. 켜지기만 하면 무조건 멈춰야하는, 위험을 예고하면서 동시에 안전도 예고하는 붉은 신호등이 바로 사랑이다. - 진모가 나 못지 않은, 아니 나를 훨씬 능가하는 문제아로 청소년기를 보내는 동안에도 나는 그애의 삶에 참견하지 않았다. 진모의 삶은 진모의 것이었고 진진의 삶은 진진이의 것이었다. 이 얼마나 단순하면서도 명료한 삶의 공식인가 말이다. 마찬가지로 아버지의 삶은 아버지의 것이었고 어머니의 삶은 어머니의 것이었다. 나는 한 번도 어머니에게 왜 그렇게 사냐고 묻지 않았다. 그것은 아무리 어머니라 해도 예의에 벗어나는 질문이었다. 누군가 내게 그런 실례의 발언..